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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들/생각의복잡함

밥상에서 시작된 가사분담 신경전

같이 밥먹지 않게 된지 몇일째

밥상을 차려주었지만 이제 차려진 밥도 먹지 않고 무시당하니

이렇게 나오니 나도 이제 더이상 신경쓰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건 몰라도 이런 신경전만큼은 나는 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상황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알수 없는 일인듯 합니다

혼자 밥먹을때는 대충 끼니만 해결하는 느낌으로 간단하게 해먹거나 외식을 많이 했었는데

제대로 밥을 해먹어야지 라고 결심하고 밥, 국, 반찬 열심히 해먹던 중

이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지

해보지 않았기에 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작은 서운한 감정도 대화없이 지나가게 되면 그 서러움이 시간이 지나면 점점 올라오는데

처음부터 작정하고 서로를 무시하고 있으니 이제 서러움을 넘어 분노 직전까지 온 상황

다른 사람들의 싸움 이야기를 들을때는 왜 그렇게까지 불편해하면서 신경전을 하는지

적당히 한명이 넘어가면 되는 것을 왜 자존심 싸움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막상 내 이야기가 되니 쉽게 손이 내밀어지지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빠서 무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상황이 고착이 되어 풀어내기가 힘들어 집니다








그런데 곰곰히 혼자 생각해 보니

외식을 좋아하고 간식 빵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지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밥,국,반찬이라는 식사 준비를 하겠다고 결심한것 부터가 너무 과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혼자 열심히 하다가

되려 모든 일을 혼자 하는것 같아 서운한 기분이 들었던건 아닐까

가사분담에 대한 불만 때문에 사소한 말투 행동까지 거슬리게 된 것은 아닐까







이번에 밀키트를 주문해보았습니다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한 것도 아니고 굳이 따로 주문을 해야한다는 번거로움에 내키지 않았던 밀키트 였지만

요리하는 시간이 정말 드라마틱하게 줄어들고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내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집에서 대단한 요리를 해먹을것도 아닐뿐더러 요리 자체를 그렇게 즐기는 사람도 아닌데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집접 만든 식사에 집착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료를 하나하나 사서 손질하고 조리하고 노력해서 그나마 맛있지도 않은 어설픈 요리를 선보이고 왜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냐 서운해하기보다는

이제 적당히 쉽게 가는 길을 선택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로봇청소기도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