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새하얀 쌀밥을 먹고 자란 1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저희 부모님 시기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쌀밥을 먹는일이 흔치는 않았다고 하시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기억이 너무 싫으셔서 아버지는 아직도 100%쌀밥이 아니면 안 드시려고 해요
이제 연세도 연세이시고 당수치도 올라가고 하다보니 관리가 필요해서 걱정입니다
아직은 병원 다닐정도가 아니라며 곧죽어도 쌀밥을 드시는 울 아부지... (맴찢...)
예전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잡곡밥을 먹었다면 요즘에는 건강을 위해서 잡곡을 챙겨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그래서 이런저런 잡곡밥을 즐겨먹는 편인데요
전에도 한번 포스팅 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잡곡은 바로 귀리에요!
한동안 귀리 다이어트가 유행했을때 저도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볶은귀리, 귀리뻥튀기를 먹곤 해었는데요
우연히 서비스로 보내준 귀리를 밥할때 넣어서 해 먹은 후로
건강도, 관리도 아닌 정말 "맛" 자체에 반해서 지금까지 몇년째 해먹고 있습니다
귀리는 대부분 말의 사료로 사용이 되고 식용으로는 5%정도만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대가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은것 같아요
대부분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자라는데 최근에는 국산 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건 도정일, 재배일, 포장날짜라고 생각해요
가능한 최근에 재배된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번 먹을때마다 맛있게 먹었는데요
어느날 갑자기 쌀과 귀리를 씻다가 정신을 놓았는지 너무 많은 양의 귀리를 쏟아붓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랬지만 어차피 아는 맛이고 1시간 정도 불려두면 꺼끌거리는 거친 식감도 거의 없어지기 떄문에 크게 문제될 일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맛있는 귀리를 많이 넣었으니 더 맛있겠지 하고 별 생각 없이 밥을 했습니다
밥과 귀리의 비율이 거의 반반이었던거 같아요
아마.. 이때가 제가 여태까지 몇년동안 먹어온 귀리밥 중 제일 최악이었던거 같습니다
분명 맛있게 먹었던 내가 잘 아는 바로 그 귀리맛인데 뭔가 너무 맛이 이상했어요
마치 해놓고 몇시간 지나서 군내가 나는 밥을 씹는 느낌?
귀리자체는 특유의 향이 있어요
저는 그 향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것도 아마 균형의 문제였던거 같아요
밥이 있었기에 가끔 톡톡씹히는 귀리가 맛있었던 것인데 귀리만 마구 입에 우겨넣으니..
맛있게 먹었었던, 맛있다고 생각했던 비율이 깨지고 나니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식욕저하 다이어트밥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건 뭐 귀양길 포승줄 묶여 먹는 콩밥 느낌이더군요
어떤 일이든가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한거 같습니다
귀리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취향에 맞게 잘 먹고 있었는데 귀리를 잔뜩 넣었더니 맛이 변하더군요
실제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율은 쌀과 귀리가 3/1 정도 라고 생각됩니다
살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은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정도 쳐지지 않으면서 적당히 삶과 인생의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도 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다 지치느니.. 아무것도 안할래.. (???)
밥해먹다 뭔놈의 인생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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