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범한 일상들/음식중독자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이 맛이 없었던 이유

벌써 구정까지 지나 더이상 핑계를 댈 수도 없는 새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이랄까..

말 그대로 2020년은 개인적으로 잃어버린 2020이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일이나 만남이 없어졌다 이 뿐만이 아니라

생활의 의욕도, 활력도 사라진 듯한 이 시기를 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도 혼자 방콕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까 혼자 지내는 생활이 익숙한 저도 알게모르게 주위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한해를 마무리하던 12월 31일에 우울한 기분을 조금이라도 날릴수 있게

평소에 좋아하던 딸기생크림 케이크로 기분전환을 했어요

올해는 송년회도 신년회도 없이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집에서 동생과 둘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평소라면 절대 먹지 않은 아이스크림 까지 함께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이나 둘 다 엄청난 길티플래저라 애써 외면하다가 어쩌다 한번씩 즐기는 편인데

이날이 딱 '어쩌다 한번' 이라고 생각했어요








배 터질때까지 저녁식사를 한 후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여유있게 타종 행사를 보며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타종행사를 아예 안한다고 합니다

당황,,

타종행사를 진행하면 사람들이 모이게 될 테고

그러면 아무래도 그에따른 바이러스 전파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해를 마무미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타종은 정말 큰 의미가 있었는데 말이에요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누려왔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순간들이 오는것 같아 두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도..

오랜만에 먹었는데 예전처럼 맛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미각이 의외로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특히나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의 영역에서도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요

'입맛이 없다' 라고 하는 것도 정말 몸이 안좋아서 그렅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이 상해 먹고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라는 의미가 더 강한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이를 한살 더 먹으니 그 나이만큼의 걱정이 더해지기 때문이겠죠






2020년 유일한 낙이었던 둘째 고양이

앞으로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지만 주인이 따로 있는 관계로 곧 떠나게 됩니다

그래도 이뻐하고 귀여워하고 속편하게 좋은 생각만 하면 될 것을..

헤어지고 나면 얼마나 슬플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누군가 만날때 헤어짐을 걱정하는 것도 역시 나이탓일까요?







인생이 디저트 만큼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른이 된다고 하던데..

2020년 마지막날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이 전처럼 맛있지 않았습니다







(...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